"교단이 교회 건물 팔아 수익만 챙겨" 비난
소수의 교인만 남았다는 이유로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46년 된 한인 교회를 폐쇄〈본지 4월12일자 A-1면〉하고 건물까지 매각해버린 미국장로교(PCUSA)의 행태를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한인 교계 관계자들은 이번 처사가 한인 이민 교회 등 소수계를 대하는 미국 교단의 인식을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사례라고 했다. 지난 1978년에 설립된 한양장로교회는 교인이 약 500명에 이를 정도로 샌퍼낸도 밸리 지역에서 한때 영향력 있는 교회였다. 미주성시화운동 공동대표인 송정명 목사는 “타교단이긴 하지만 교회 해산 과정을 보니 교단 노회가 한인 교인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까움이 든다”며 “특히 연로한 교인들이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제라도 한인 교계가 마음을 모아 그 교회가 다시 세워질 수 있게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장로교회 소속 교인들은 교회 해산 시 교단 규정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교단 산하 지역 노회, 대회 등에 계속 항소했지만, 기각만 당했다. 결국 교단 내 최상위 기관인 총회 사법전권위원회가 지난 7일 지역 노회 등의 결정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교회 폐쇄를 재판을 통해 다루기로 결정하면서 한인 교인들의 억울함이 다소 풀어지게 됐다. 이번 사건을 두고 PCUSA내에서 조차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PCUSA 소속의 김기대 목사(평화의교회)는 “한마디로 말하면 미국 노회가 한인 교회를 무시했던 것”이라며 “총회의 이번 결정은 지역 노회와 대회가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을 매우 강력한 메시지로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7일 총회 사법전권위원회가 발표한 판결문 내용을 보면 노회 관계자들이 한인 교인들의 호소를 무시하고 폐쇄를 강행한 과정이 상세히 명시돼있다. 판결문에는 ▶법적 절차를 묻는 교인들의 질문에 ‘절차는 매우 길고 복잡하다’고만 답함 ▶교단 규정집 요청에 웹사이트에서 찾아보라고 답함 ▶통번역인이 노회 관계자의 연락처를 묻자 ‘요청 자격이 없다’며 거부 ▶교회 운영 재개를 요청했지만, 건물 매각 ▶수차례 서면으로 한 교회 구제 요청을 기각 ▶노회는 어떠한 청문회 기록도 남겨두지 않았다는 사실 등이 나열돼있다. 통번역을 통해 교인들을 도운 구승철씨는 “심지어 노회 측은 교회를 폐쇄하면서 남겨진 다섯명의 교인에게 다른 교회를 소개해주거나 그들을 돌보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다”며 “영어도 제대로 못 하는 고령의 교인들만 남았으니 절차를 무시하고 교회를 폐쇄해버린 뒤 건물을 팔아 매각 수익금만 챙긴 것”이라고 말했다. 총회 측은 판결문에서 노회와 대회의 처사를 두고 “항소인의 관심사에 대해 무시하는 태도”라며 “우리는 이 사건이 명백한 편견과 부정이 넘쳐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명시했다. 이와 관련, 노회 측 변호인 중 한 명인 폴 천 목사는 12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는 입장을 말할 위치가 아니다”라며 “노회가 교회 매각금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다섯 명의 교인들은 교회 건물이 매각된 상황에서 총회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교인들은 모두 70~80대 이상의 고령이다. 이들은 폐쇄 과정에서 교인들의 의사도 묻지 않은 부당함 때문에 지난 2년간 교단과 지난한 싸움을 벌였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한양장로교회 사태 한양장로교회 사태 한양장로교회 소속 한인 교계가